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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길들이기

오늘은어때 2007. 10. 5. 19:42
새로 이사온 기숙사 근처에는 고양이 한마리가 살고 있다.
생김은 한국에 두고 온 우리 마루랑 거의 흡사한 고등어무늬의 고양이.

사람 손길을 탄 녀석인지 무언가를 원할때 에옹에옹 울기도 잘하는 녀석이지만,
그만큼 아픈 기억도 있는 모양인지 조금이라도 가까이 갈라치면 하악질을 서슴없이 날리는 녀석이기도 하다.
아직 이녀석이 수컷인지 암컷인지도 파악이 안된 상태.

이곳에 이사온 이후로 줄곧 혼자서 짝사랑 중이다.

근처 마트에서 사료와 간식을 사다가 계단 뒷켠 한쪽에 그릇에 담아주곤 한다.

처음 얼마동안은 얼굴도 못본채로 사료를 담아두기만하고 저녁에 돌아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져버리는 걸 보고서야 잘 먹었겠거니.. 하고 짐작하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밥그릇이 비어있으면 에옹 에옹 부르기도 한다. ㅎ

가끔은 내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계단 옆에 떡하니 앉아있을 때도 있고. 여러모로 조금씩 친해지는것 같기도 하다.
다만 아직도 조금 가까이 가면 뒷걸음친다는게 조금 아쉬울뿐 -_-

처음 녀석에게 밥을 챙겨주게 된건..  집앞 쓰레기를 뒤지는 녀석을 보게 된 이후 부터였다.

일본에서는 워낙에 길고양씨들이 길이 제집인양 이리저리 뒹굴거리면서 누워있는게 일상이고, 
사람들도 그런 고양이들에게 전혀 위화감이 없어서 ,
왠지 이곳의 고양씨들은 쓰레기를 뒤질거라는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우리 집 바로 앞에서 녀석의 그런 모습을 포착. 왠지 모를 감정이 우르르..

워낙에 사람이 있음에도 에옹 잘거리고 눈에도 잘 띄는 녀석이길래 누군가가 먹이를 챙겨주거나, 주인이 있는 녀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고 난 이후에는 왠지 그냥 두질 못하겠더라.

뭐. 그래서 시작된 길고냥씨 길들이기 프로젝트!!! 랄까 ㅎ

언제쯤 녀석을 한번 기분좋게 쓰다듬어줄 수 있을지.. ㅎ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