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이 왔다.
녀석은 이제 4-5개월령으로 추정되는 터키쉬 앙고라 믹스. <- 요것도 추정.
지난주 내내 냥냥냥 모드에 불이 붙어서 동물보호소에 들락날락,
냥이카페에 들락날락거리다가 녀석의 입양글을 발견했다.
사람 손을 많이 탄듯한 아주 착한 녀석이라는,
하얗고 하얘서 백설이라고 이름 붙여줬다는 글이었는데
사실 난 코숏을 들이고 싶었던지라 조금 망설이기도 했으나....
왠지 모르게 자꾸 눈길이 그 글에 머물러서 결국 연락을 취했다.
입양하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고 아이의 사진을 받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덩치가 있어서 살짝 당황..;;
(자묘용 사료를 사뒀는데 어째 생김이 성묘같다....)
임보하시던 분의 회사 수위실에 얼마전에 슬금 들어와서 밥도 얻어먹고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골골골 ~ 향수냄새까지 났다는 걸 보면 누군가에게 길러진 녀석이었던 것 같은데..
어쩌다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을까..
금요일에 연락해서 아이를 임보하고 계시는 분이 시간이 난다는 월요일 오후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디게 가던지..
게다가 주말 내내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아서..
제 몸하나 간수못하면서 냥이 한마리 더 들일 정신은 있냐고 신랑에게 핀잔도 먹고.....ㅠ.ㅠ
아무튼
그렇게 오늘, 녀석은 우리집에 들어왔다.
임보처에서의 첫 만남에서도 다른 고양이들과 다르게 바로 마중을 나와서
개냥이의 면모를 보여주더니;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움직이지도, 냐옹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눈만 지그시~감고 왔다.
(아직 아깽이인데 마치 생을 통달한듯한;;;)
유설과 유진도 임보처에 데리고 가서 직접 보여줬는데,
그때까지 우리집에서 기를꺼라는 정보는 주지 않은 상태에서 좋아 죽더라.
태어나서 처음 고양이를 보는 유진은 말할것도 없고, 유설도 내내 예뻐서 폴짝폴짝 ~
우리집에 데려가서 같이 살꺼라고 나중에서야 말해줬더니
[그럼 내가 이름 지어줘도 돼?]
"그래, 네가 지어봐라 ~"
0.5초도 안되어
[얜 보들이야] 한다.
오 -_- 센스 좀 있으신데?!
그렇게 보들이가 된 녀석과 함께하는 일상이 시작되었다.
사진이 조금 날카롭게 나오는구나. 실상은 엄청난 순딩이에 개냥이인데...
집에 도착해서도 바로 탐색들어가주시고..;
파우치 하나를 까서 그릇에 놓아주니 개눈감추듯...
(분명 좀전 임보처에서도 밥을 먹는걸 봤는데...........)
슬금슬금 돌아다니면서 냄새를 맡더니 시원하게 소변,대변 다 보셨다.
... 냥이들은 예민해서 처음 낯선 장소에 도착하면 구석에 숨어서 밥도 잘 안먹는 줄 알았는데..
이놈은 뭔가 다르다.
고양이가 너무 예쁜 꼬맹이의 거친 손에도 반항 한번 안하고.
하악질은 커녕 골골송 작렬;;;;
와..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나...
품종 있는 냥이들이 조금 더 야생성이 적고 순하다더니.. 진짜인가????
(지금까진 단순 개묘차라고 생각해왔는데; 믹스라고는 해도 품종이 섞인 녀석을 처음 봐서 그런지 왠지 그런 생각이..)
예전에 내가 길렀던 코숏들은 문만 열면 뛰쳐나갔는데..
얜 구석에 숨어서 안나온다.
오후에 녀석을 데려다놓고 조금 안정을 시킨뒤에 꼬맹이들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시댁에 올라갔다 왔더니 어딘가로 숨어서 보이질 않던 녀석.
"보들아~보들아~"
불렀더니 부스스스스....
책상 및 TV다이 속에서 슬금슬금 나온다;;;;;
(개..개냐?! 부르면 나오다니;;;;)
게다가 몇시간 떨어져있었다고 와서 이리부비 저리부비.
유설, 유진을 졸졸 따라다니고 막 이래.
이거 뭐지??? '_'
발톱이 살짝 날카롭길래 잡아서 잘라줬는데 움직이지도 않고 골골골골;;
무작정 골골골골.
나 오늘 처음 봤는데 꾹꾹이도 막 함;;;;
허 참...
아무튼 잘살아보자 ^^ ㅎ 보들!
+TV 다이 속 비디오 넣어놓는 좁은 공간이 좋은지 지금도 들어가있음.
우리집은 티비가 없어서 그곳에 유진의 안입는 바지를 넣어놨는데;;
꼭 낑기고 아주 마음에 드는 모양..
아주 자다가 머리도 쿵쿵 박고; 샥샥샥 부시럭부시럭 ;; 난리가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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