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Book] 홀리 가든 (ホリ-.ガ-デン) ホリ-·ガ-デン

오늘은어때 2009. 8. 4. 11:28

에쿠니 가오리|김난주|소담출판사| 2007.10.19 | 368p | ISBN : 9788973819171
평점


【 줄거리요약 - 네이버 】
“정말 멀리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정말 외톨이라 생각하고, 그래도 세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가호는 수도꼭지를 틀었다.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세수는 해야 하고, 아무리 그래도 이는 닦아야 하고, 아무리 그래도 아침은 먹어야 한다.”

5년 전에 끝난 사랑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호는 이사를 할 때마다 비스킷 깡통과 머스캣 상자를 가지고 다닌다. 한쪽에는 자신의 웃는 얼굴이 찍힌 폴라로이드 사진이 잔뜩, 다른 한쪽에는 차마 깨뜨리지 못한 파란 장미 무늬 홍차 잔이 들어 있다. 모두 틈만 나면 가호를 괴롭히는 과거의 파편들이다. 아내와 19살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하는 시즈에는 그의 충고에 따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학교를 쉬는 날에도 수영은 꼭 간다. 그 사람과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지만, 남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고 나면, 혹은 자신이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나면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오랜 시간 서로의 과거를 지켜봤고, 현재를 보고 있는 가호와 시즈에는, 때로는 서로의 변화에, 때로는 변하지 않음에 놀라기도 하고 지긋지긋해하기도 한다. 잘 알기 때문에 물을 수 없는 것들로 고민하고, 잘 알기 때문에 상처를 주는 말들로 괴로워하면서, 둘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독자들은, 누군가의 앞에서는 태연한 얼굴을 하지만, 혼자가 되고 나면 온몸으로 슬퍼하고, 절망하고, 또 이겨내는 가호와 시즈에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면서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하루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짧지만 잔잔한 여운이 남는 어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본작가들의 책을 참 좋아한다.
부담없이 읽히지만 가슴속에 작고 부드러운 잔상을 남기는 그들의 어투를 사랑한다.
꽤 오랜만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여자들의 심리를 참,, 묘하게.. 섬세하게 표현했다- 생각한다.
정말 친하지만 그럼에도 어느정도는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친구가 행복해지길 바라지만, 어느 한구석으론 친구의 힘겨운 상황을 바라는,, 어쩌면 즐기는..
묘한 여자들의 모순된 심리를 참 잘 표현했다 생각한다.

조용히, 조곤조곤 말하지만,
가슴이 저릿해질만큼 슬픔이 느껴지는.

가호의 말투는 그러했다.

누구보다 가호를 걱정하고 사랑하고,, 연민을 가지고 챙기지만..
어쩌면 가호가 그렇게 아픔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태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본인이 조금 더 낫다고,,
비록 세인의 눈에는 '불륜'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 푹 빠져있지만,
말도 안돼는 사랑을 끝내고 그곳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호를 바라보며,
가호를 챙겨주는 척,, 하며 위안하고 있는것 같다고,,
시즈에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시즈에의 모습에서
언젠가의 내 모습을 찾곤 '피식' 웃고 말았다.


지금까지의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중,
가장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소설.
 

이글루스 가든 - 천 권의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