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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 입양완료

오늘은어때 2011. 6. 15. 10:12
둥이 입양글을 올리기전에 동물보호소에 올린 글을 보고 메일이 왔었다.(이때가 6월 6일)
글 내용이 너무 심플해서, 연락이나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지난 일요일(6월 12일)에 연락하니

21살, 일하는 여학생(? - 이정도 나이대의 아가씨들을 뭐라고 해야하나..일을 하고 있으니 학생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아가씨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네.. 벌써 이정도 나이는 어리게 느껴져서;) , 원룸에 룸메이트와 거주, 반려견 하나 있음.

이정도로 요약되는 아가씨였는데, 다른때는 일을 하고 있어 주말밖에 시간이 안된다고 이번주 토요일에 둥이를 보러 온다고 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원룸에서 반려견 하나와 룸메이트까지 함께 생활하는게 마음 한켠에 찜찜해 이왕이면 가족이 둥이를 데려갔음 싶어 입양글을 올렸었는데,, 조회만 800건 다되어가도록 연락이 하나 없음 ㅜ.ㅜ
정말 정 안되면 우리집 식구로 키워야지.. 했건만

어제 오후 연락이 와서 바로 데려가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우선은 얼굴이나 보자며 만날 약속을 잡았다.
생각은 집에까지 데리고 와서 차라도 한잔 하며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었는데, 이곳 지리를 잘 모른다며 택시를 타고 오셔서
그 택시를 다시 보내자니 다시 잡고 어쩌고하는게 복잡할것 같아 간단히 인사만 나누고 안고있던 둥이를 내어주었다.

녀석이 좋아하던 간식과 장난감을 조금 챙겨서 같이 안겨주었는데, 생각보다 인상이 너무 착하고 예뻐서 조금 안심이 되었다.
물론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건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녀석의 예방접종얘기를 먼저 꺼내주고 이름도 물어보는걸 보니(+ 동물에 관심이 없으면 동물보호소 홈페이지 올린 글을 보자마자 연락을 할순 없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음) 지금까지의 얘기(반려견을 키우고 있고 정말 이아이와 함께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거짓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내가 스물하나였을때를 돌이켜보면서 적어도 사랑하는 마음은 진짜이고 책임지고 싶어하는 마음은 진짜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그즈음 나역시 고양이를 분양받고 키워보기도 했어서.. 왠지 아끼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것 같았다.)

데리러오겠다는 연락을 받고 괜시리 녀석을 안고 쓰다듬어주고 이런저런 말을 건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정신이 없던 녀석은 꼭 아기처럼 내품에 파고들어 눈을 감고 내가 조근조근 건내는 말을 자장가삼아 꾸벅꾸벅 다시 졸기 시작했다. (지금 임신 32주차라 유선이 발달해 어쩌면 내 가슴에서 우유냄새가 나서 녀석이 내 품을 더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음)

보내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더럭 보내기싫다는 마음도 들고 괜시리 심란한 마음이 들었다. 이것저것 녀석의 물품을 정리하고 녀석이 헤집어놓은 물건들을 정리하고 싸놓은 대소변흔적을 치우고.. 그러면서 입양인을 기다렸는데 그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할수 없더라.

아무튼 녀석은 갔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잘 지내고 있는 사진도 보내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혹시라도 키울 여건이 안되는 상황이 되면 꼭 나한테 먼저 연락을 주라는 당부말도 전했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도 되고,, 사실 아직 안심하고 있지는 않다.


반려견이 하나 있다고 했으니 그 두녀석간에 서열다툼에서 주인되시는 분이 질려 파양을 할수도 있는 노릇이니..

조금 더 기다려봤다가 잘 지낸다는 연락이 오면 녀석이 쓰던 물품 정리해서 동물보호소에 기증할 생각.
아.. 뭔가 허전하다 -_-

유설이 반응을 조금 걱정했었는데, 확실히 아이는 변화에 적응을 잘하는 듯. 분양하기로 맘 먹은 다음부터 시간날때마다 유설이에게 둥이는 자기 엄마를 찾아갈꺼라는 말을 해두어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서 둥이 보고싶다는 말은 해도 울며불며 떼쓰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햄스터가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옴 - 관심이 햄스터로 옮겨감. 미안하다 스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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