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ary thoughts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 지금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오늘은어때 2012. 10. 31. 12:24


중학교 졸업을 목전에 두고 인문계가 아닌 상업계로 진로를 정했었다.

아니 그렇게 하고 싶었다.


어릴때부터 하루빨리 독립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고.. 

어서 돈을 벌어 오빠 등록금도 대주고 내 몫을 해내고 싶었다.


부모없이 할머니 밑에서 작은어머니의 한숨 섞인 말을 들어가면서 자랐던 유년시절은

아주 어렵지는 않았지만 어느 한곳 제대로 마음 붙일 곳이 없었던 것만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하루라도 더 빨리 그곳을 벗어나 내가 있을 곳을 마련하고 싶어 취업을 빨리 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의사를 선생님에게 전달했었는데.. 나름 공부 좀 한다고 하는 녀석이 상업계를 간다고 하니.. 3학년 담당 선생님들이 전부 나서셨다.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으로도 내 의지가 꺽이지 않자 곁에 앉아계시던 다른 선생님들과 주임선생님까지..

결국 하루를 오롯이 상담으로만 보내고; 인문계로 진로를 변경했다.


그때 주임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 돈을 버는 것은 한때이지만 나중에 대학을 들어가서 취업을 하고 몇년이 지난 후에 보면 결국 벌어들인 돈은 똑같다. 그만큼 대학을 나온 것과 나오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고.. 우선 대학을 다니게 되면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서 나중에 다른 일을 할때에도 어떤 일이든 배우는 자세로 금새 배워나갈 수 있을것이다. 평생을 배우면서 살아가는데 그것은 굉장히 큰 자산이 될 거다. "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들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었겠지.. 인문계에 보내야 실적이 올라가기도 했을테고..


시간이 흐르고..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제대로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지는 의문.



그때의 선택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닐까..


대학에 들어가 생각지도 못한 기회로 해외여행이라는 것도 다녀와보고, 나름 교수님에게 예쁨도 많이 받아 지금까지도 은사님으로 모시고 있고..

학교의 인연으로 일본에 취업도 해보고.. 그러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진 것.


아마도 그때의 선택대로 상업계에 진학을 했었더라면 조금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되지 않았을까..



+  학창시절 나름 공부를 잘하는 축에 속했는데, 그땐 무슨 생각으로 공부를 했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당연히 해야만 하는 걸로 알았고, 성적이 잘 나오면 어른들에게 칭찬을 들을 수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부모의 칭찬을 위해서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하던데 그런 유아기적 사고로 행동했었던가.. 

그런 유아기적 사고가 어른이 된 지금까지 유지가 된다면 문제가 있는건가?

아니면 그게 당연한건가?